초점 효과(한 가지에 집착해 전체 행복을 놓치지 않는 법)

초점효과

 

혹시 이런 생각해 보신 적 없으세요? "아, 나중에 돈만 좀 더 모으면 진짜 행복할 텐데", "이 아파트 평수만 조금 넓히면 인생에 소원이 없겠다", 아니면 "우리 애가 좋은 대학만 가면 내 모든 근심이 사라질 텐데..." 같은 생각들 말이죠. 저도 그랬거든요.

 

마치 그 '하나'만 해결되면 제 인생에 무지개가 뜰 것처럼 믿고 살았죠.

 

그런데 말입니다. 막상 그토록 원하던 걸 손에 넣었을 때, 그 행복이 얼마나 가던가요? 생각보다 금방 시들해지지 않던가요? 심리학에서는 이걸 아주 뼈 때리는 말로 부르더라고요. 바로 '초점 효과(Focusing Illusion)'라고요. 쉽게 말해서 우리가 어떤 한 가지 사실에만 돋보기를 갖다 대고 과하게 집중하느라, 정작 인생의 전체적인 그림을 못 보는 걸 말합니다. 진짜 뒤통수 한 대 세게 맞은 기분이었어요.

"그것만 있으면 행복할 줄 알았는데..." 우리가 속는 이유

노벨상 받은 대니얼 카너먼이라는 심리학자가 이런 말을 했대요. "당신이 어떤 것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 동안에는, 그것이 당신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처럼 느껴지는 법이다."

 

와, 이거 진짜 반칙 아닙니까? 우리 뇌가 우리를 속이는 거예요! 예를 들어, 제가 예전에 진짜 갖고 싶던 차가 있었거든요. "그 차만 타면 매일매일이 여행 가는 기분일 거야"라고 생각했죠. 근데 막상 사고 나니까 딱 일주일 좋더라고요. ㅋㅋ 한 달 지나니까 그냥 출퇴근용 이동 수단일 뿐이고, 오히려 할부금이랑 보험료 걱정에 머리가 더 아픈 거예요.

 

우리는 그 차를 타는 '순간'의 기쁨에만 초점을 맞췄지, 매일 겪어야 하는 교통체증이나 주차난 같은 전체적인 일상은 계산에 넣지 않았던 거죠. 여러분도 그런 적 있죠? 하나에 꽂혀서 주변의 소중한 것들을 다 병풍으로 만들어버린 경험 말이에요.

행복의 돋보기를 조금 멀리 치워봅시다

우리가 이 '초점 효과'의 함정에서 빠져나오려면, 의식적으로 렌즈를 넓게 써야겠더라고요.

제가 요즘 마음 복잡할 때 실천하는 방법들인데, 한번 들어보세요.

1. "만약(If)"의 함정에서 탈출하기
   "~만 되면 행복할 텐데"라는 문장을 버려보세요. 그 대신 "지금 내 옆에 있는 것들 덕분에 행복하다"라고 말을 바꿔보는 거죠. 퇴근길에 보는 노을, 와이프가 끓여준 된장찌개 냄새, 오랜만에 온 친구의 안부 문자... 이런 사소한 것들이 사실 우리 인생의 90%를 채우고 있거든요.
2. 전체 리스트를 써보세요
   내가 지금 고민하는 그 문제가 내 인생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될까요? 100점 만점에 10점도 안 되는 일에 100점짜리 에너지를 쓰고 있진 않은지 종이에 쭉 적어보세요. 적다 보면 "아, 이게 뭐라고 내가 이렇게 끙끙 앓았나" 싶어질 겁니다.
3. 행복은 '강도'가 아니라 '빈도'입니다!
   로또 한 번 맞는 큰 행복(강도)을 기다리며 오늘을 희생하지 마세요. 대신 하루에 열 번 웃을 일을 만드는 게 진짜 남는 장사더라고요. 점심 먹고 마시는 시원한 커피 한 잔, 동료와 나누는 실없는 농담... 이런 작은 행복들이 자주 일어나게 뇌를 훈련시켜야 합니다.

마무리하며... 지금 이 순간이 진짜더라고요

가만히 생각해보면 우리 50대, 이제는 인생의 가을에 접어들었잖아요. 단풍이 왜 예쁜지 아세요? 곧 떨어질 걸 알면서도 지금 이 순간을 가장 화려하게 태우기 때문이 아닐까요.

 

어떤 한 가지 결핍에만 초점을 맞추고 스스로를 괴롭히기엔 우리 남은 시간이 너무나 아깝습니다. 돈, 명예, 자식 성공... 물론 중요하죠. 하지만 그게 인생의 전부는 아니잖아요?

 

오늘 밤엔 거울 보면서 스스로에게 한마디 해줍시다. "야, 너 오늘 하루도 잘 살았어. 그 고민 하나 없다고 인생 안 무너진다!" 어때요? 마음이 좀 가벼워지셨나요? ㅋㅋ